캐나다 자동차 단순 접촉 사고 경험담

캐나다에 온지 이제 9개월이 지나고 어느 정도 도로상황도 익숙해질 무렵...

역시나 교통사고를 겪게 되었다. 


물론 내 잘못은 아니고 상대방 운전자의 잘못이지만 어쨌든 한국에서와 같이 캐나다에서도 자동차 교통사고는 나의 주의나 조심과 상관 없이 발생되는 듯하다. 


웰랜드 운하.. 이제는 참 익숙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커다란 배를 보게 되면 참 신기했었다. 배들도 유람선부터 화물선, 유조선 등 참 다양하게 지나간다. 그래서인지 나같은 경우에도 간혹 배가 지나가고 나면 그쪽 방향으로 눈길이 간다. 


■ 어쩔 수 없는 사고 

이번에 겪게 된 사고 역시 세인트캐서린에 있는 웰랜드운하의 다리 위다. Homer Bridge라고 하는데, NOTL의 아울렛과 세인트캐서린을 연결하는 다리다. 운하를 따라 커다란 배가 지나가고 이제 올라갔던 다리가 서서히 내려오고 차가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다시 신호를 받았는지 차량이 모두 정지.. 나도 멈췄지만 아쉽게도 내 뒤에 있는 차는 그렇지 못했다. 멈추고 나서 시간적 텀을 두고 쿵하는 충격을 받았는데, 서행이고 차간 거리도 충분했을텐데 가해 차량은 아마도 옆으로 지나가는 배를 보셨나보다. 

↑ 웰랜드운하 Homer Bridge의 모습.(출처: boatnerd.com)


이제 막 내려온 운하의 다리라 양쪽으로 기다리는 차들이 많아 그 자리에서 무언가 처리하기는 힘들겠고 옮기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사진만 찍고 근처 공터로 옮겼다. 


■ 사고 사진 촬영

공터에서 보험사에 전화를 하니 차가 크게 사고가 났는지, 사람이 많이 다쳤는지 묻는다. 그렇지 않고 뒷쪽 범퍼가 찌그러졌다고 하니 그럼 경찰을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 범퍼 위쪽은 좀 깨지고 아래쪽은 찌그러졌다


대신 상대방 가해차량의 운전면허증, 보험증, 그리고 차번호판을 찍고, 피해입은 부분을 찍어두라고 한다. 우리 사고를 본 목격자도 공터까지 따라왔는데, 다리 위에서 뒤에서 부딪힌 사고이기 때문에 따로 목격자 정보가 있을 필요는 없고, 100% 뒷차 잘못이라고 이런 사고에서는 이 정도 간단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맨 아래 이미지에 경찰이 꼭 와야되는 케이스 정보가 있다.) 


그리고난 뒤에 가장 가까운 Collision Reporting Center에 가서 사고 신고를 하면 된다고 한다. 


가해자는 버링턴쪽 사시는 할머니... my fault라고 하시는데 자세하게 묻지는 않았다. 거주지에서 신고를 하게 되어 있어 이 할머니는 버링턴쪽에 가서 신고를 해야한다.


■ Collision Reporting Center 신고

이제 사진 다 찍고 구글맵에서 Collision Reporting Center를 검색해본다.. 그런데 이상하게 웰랜드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세인트캐서린이 웰랜드보다 큰 도시인데 세인트캐서린에 없고 웰랜드에 있다니 좀 이상해서 다시 검색해 봤는데도 역시 마찬가지다. 


사고 즉시 Collision Reporting Center에 갈 필요는 없고, 다음날에 가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일찍 접수할 수록 이 정보가 보험사에 빨리 전달되고 처리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신고를 하지 않으면 어떤 보험처리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 구글맵에서 나오는 Collision센터↑ 이렇게 생긴 마크를 찾으면 된다


금요일 퇴근시간 대라 웰랜드까지 30분정도 걸리지만 그래도 가봤다. 근처에 가보니 웰랜드 경찰서 옆이다. 경찰서 입구 바로 옆에 작은 부스가 하나 있는데 이게 바로 Collision Reporting Center다. 


평일은 6시까지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5시 30분 남짓.. 도착해서 물어보니 좀 일찍 퇴근하려시는지 도와줄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에서 사고가 났냐고 어디에 사냐고 묻는데 모두 세인트캐서린이라고 하니 왜 여기에 왔냐고 한다.. 세인트캐서린에서 신고처리를 하면 되는데 이곳까지 올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인트캐서린의 Collision Reporting Center 주소를 알려준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헐.... 우리가 자주 가는 세인트캐서린 중앙도서관 건너편에 있는 경찰서다.. 왜 사람들이 사고가 나면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면 된다고 하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보험사와 경찰서와 파트너십이 있는 조직이다. 정확히 경찰서 소속은 아니고 경찰과 보험사를 대신해서 사고 경위를 처리하는 조직인데 모두 해당 지역의 경찰서 내에 존재한다. 


세인트캐서린은 평일 8시까지 운영한다. 좀더 큰 도시라 늦게까지 하는 듯하다. 

↑ 세인트캐서린 경찰서..2층에 사고 레포팅센터가 있다.


신고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일단 필요한 서류가 있는데, 본인 운전면허증, 보험증, 그리고 차량등록증(본인이 차 주인이라는 것을 입증)이 있어야 한다. 차에 항상 두고 다녀야 하는 서류들이니 갖고 가면 된다. 


그리고 가해차랑 (여기에는 other driver라고 표현한다)의 정보가 있냐고 물어본다. 핸드폰으로 찍은 면허증과 사진을 보여주니 알아서 이것저것 적으신다. 그리고 사고가 몇 시에 어디에서 났는지 물어본다. 위치를 알려주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지도 물어본다. 세인트캐서린쪽이었고, 당시 교통상황이 어떠했고, 왜 사고가 났고 어느 정도 피해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컴퓨터에 정보를 다 입력하고 출력하더니 가해차량의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라고 한다. 또한 직접 나보고 사고 경위를 수기로 Writing 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고 장면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리라고 한다. 형편없는 솜씨지만 간단히 그림을 그려주니 Perfect라고 이제 모든 입력을 끝낸다. 


그리고 제출했던 자료들과 Reporting 결과 서류를 한장 출력해 준다. 그리고 이메일 주소를 하나 주면서 이 주소로 보험사에 공유해야할 사진이 있으면 보내라고 한다. 


자료를 다 접수하고 나니 이제 내 보험 agent에게서 메일이 와 있다. Reporting 결과 서류를 보내달라는 건데, 서류와 함께 관련 사진도 같이 보내줬다. 


■ 보험사 피해 확인 전화

이제 월요일 오전이 되니 보험 Agent에게서 전화가 온다. 다시 한번 사고 경위를 얘기하고.. 이제 사고를 처리하는 보험 관계사가 따로 연락을 할 거라고 한다. 아쉽게도 이 분에게는 영어로 얘기해야 한다. 


점심시간이 좀 지났나 전화가 다시 온다. 역시나 사고 처리를 담당하는 보험관계자다.. 일단 이 분에게는 내 정보와 가해자 정보가 기본적으로 다 가 있다. 그래도 신분 확인을 해야하니 집주소,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사고가 언제 어디에서 났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했는지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목격자는 따로 없었는지, 차가 어느 정도 파손되었는지, 누가 운전하고 있었는지, 동승자는 있었는지 등을 묻는다. 그리고 당시 도로상황이나 날씨 상황도 물어보고 음주여부, 벨트착용여부 등도 물어본다. 


또한 차 색깔, 연식과 마일리지(얼마나 많이 운행했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렌트카가 필요한지, 알고 있는 차 수리업체가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모른다니 자기들이 가장 가까운 곳으로 알아봐 주겠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전화로 이 모든 걸 설명하는 건 너무 힘들다....

(내 잘못이 전혀 없어도 이런 절차들은 정말 피곤하다...)


↑ 내차와 가해차량 모두 economical 보험사다.↑ 전화로 뭘 물어보면 정말 힘들다(출처: economical)


■ 수리 센터 예약

그렇게 하고 나니 하루 지나 근처 차량 정비 업체를 예약하고 찾아가라고 한다. 이 예약은 그냥 차의 파손 정도를 estimate하기 위한 것으로 이 절차를 밟고 보험사 승인이 되어야 차를 수리하게 된다. 


(참고로 캐나다에서 자동차 수리를 해주는 업체를 Body Shop이라고 부른다.. 나는 Body Shop이 수리업체인 줄도 모르고 맛사지 해주는 센터인줄 알았다...)


예약 전화를 하니 보험사가 어디인지 묻는다.. 아마도 이미 보험사에서 관련 정보가 간 듯하였다. estimate에는 10분 정도가 걸리니깐 내가 편한 시간 아무때나 지정하면 된단다.. 

↑ 집 근처의 Body Shop (자동차 수리점을 말한다) (출처: 구글맵)


수업 중간에 갈만한 시간 정해서 가니 역시 다시 보험사를 묻고 내 연락처를 묻는다. 그리고 차를 보러가서 차가 얼마나 파손되었는지 담당자가 확인한다. 


범퍼가 파손되었기에 새로 범퍼를 주문하고 오는데 까지 몇 주 시간이 걸린 다고 한다. 이제 점검담당자에서 예약일정을 관리하는 담당자로 자리를 옮겨 차 수리 날짜를 정한다. 딱 2주 뒤로 잡아준다. 캐나다는 역시 오래 걸린다.. 


그 때 오면 수리기간 동안 쓸 렌트카도 자기들이 준비해 둔다고 한다. 


(참고로 렌트카는 30일 한에 차량 수리기간 동안 쓸 수 있게 되어 있고, 보험사에서 지정한 것보다 더 좋은 렌트카를 이용하려면 따로 추가비를 내야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렌트카를 쓰지 않으면 돈으로 줬는데 여기에서 그런 건 없는 듯하다. 일단 우리에게는 차가 당장 없으면 안되기에 따로 묻지는 않았다)


우리차는 일단 크게 난 사고가 아니어서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는데, 그래도 느낌상 사고 당일 밤이 되니 좀 목이 뻑뻑한 느낌은 들었다. 롤러코스터 타고 났을 때랑 비슷한 느낌.. 그렇게 주말이 지나가니 또다시 바쁜 일상이 돌아오니 몸이 아픈 건 잊어버린 듯하다.. 보험사에서는 그래도 몸이 이상하면 보험사에서 지정해 주는 맛사지센터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Collision Reporting 안내자료]



[자동차 사고 발생 시 경찰이 꼭 와야되는 예외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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