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지리: ⑤ 캐나다의 고속도로

캐나다의 고속도로는 땅이 넓고 각 주에 의해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보니 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캐나다는 National Highway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관리되고 있다. 

↑캐나다의 National Highway. Core노선과 Feeder(지선) 등으로 복잡하게 되어있다. (출처: reddit.com)


이 고속도로 시스템에는 캐나다의 동과 서를 잇는 Trans-Canada Highway와 Yellowhead Highway, 그리고 온타리오주의 Queen Elizabeth Way 처럼 각 주에서 관리하고 있는 Primary Highway가 포함되어 있다. 

↑Trans-Canada Highway의 흔한 모습. 보통 상행하행이 녹지로 분리되어 있다. (출처: winnipeglovehate.com)


Trans-Canada Highway는 방대한 캐나다 국토 내 이동와 물류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미국에 비하면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하는 링컨하이웨이 Lincoln Highway가 1915년에 완공되었는데, 캐나다의 경우, 1949년에 처음 기획을 해서 1950년에 착공, 1971년에 되어야서 완공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이니 좀 자부심을 가져도 되려나... 하지만 워낙 규모의 차이가 크니깐 비교할 수 없는 차이는 어쩔 수 없다. 동쪽의 B.C.주에서 서쪽의 뉴펀들랜드까지 이어주는 아주 7,821km의 아주 방대한 고속도로다. 

↑Trans-Canada Highway의 노선도와 표시마크 (출처: Wikipedia)


이 도로는 메이플나뭇잎 모양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 구글 지도를 보면 메이플나뭇잎 모양으로 된 도로가 바로 이 고속도로인데, 이렇게 메이플나뭇잎 모양으로 표시하고 있지 않는 곳이 많다. 각 주별로 원래 있던 Highway를 이 Trans-Canada Highway로 포함시킨 경우도 많으며, 비용 역시 각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분담하다보니 표시모양도 번호도 달라 고속도로 시스템이 좀 헤깔리는 측면이 있다. 

↑퀘벡주에서는 이런 표지판을 쓴다 (출처: infodimanche.com)↑온타리오주에서는 왕관 모양으로 되어 있다 (출처: 구글맵)


Trans-Canada Highway의 지도를 보면 그냥 일직선으로 된 하나의 단일 도로가 아니다. 여러 도로가 함께 통합되어 있고 그냥 캐나다 연방 차원에서 지원이 되는 도로라고 보는 게 좋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Trans-Canada Highway만 보더라도 400, 417, 7, 11, 12, 17, 66, 69, 71번 Highway가 포함되어 있다. 더 구나 이 도로들이 일직선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차로처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처럼 그냥 1번을 따라 쭉가면 되는게 아니다. 


서쪽 끝 밴쿠버에서 동쪽 끝 뉴펀들랜드까지 Trans-Canada Highway

↑1번 Trans-Canada Highway의 노선도 (출처: britannica.com)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가 이 도로인 듯하다. B.C주에서 Manitoba주까지는 1번의 명칭을 갖고 있다. 이 도로는 온타리오주를 지나면서 17번 도로로 바뀐다. 이대로 쭉 가서 400번 번호대로 갈아타면 토론토 방향으로 가게 된다. 


퀘벡에서는 Highway라는 명칭 대신 Autoroute라는 명칭을 쓰는데, Autoroute 20번(Autoroute Jean-Lesage)로 몬트리올에서 퀘벡을 지나 세인트로렌스강을 따라 쭉 연결된다. 뉴브런즈윅에서는 다시 2번 도로로 바뀌고, 노바스코시아에서 104번과 105번, 그리고 마지막인 뉴펀들랜드에서는 다시 1번의 번호를 갖게 된다. 

↑1번 Highway 표시 (출처: Jay Beiler)↑Banff 국립공원 부근


아직 서쪽 끝으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동쪽 끝으로 갈 때에는 구글 네비게이션에서 토론토에서부터 거의 10시간 정도 직진만 하도록 표시되었던 기억이 난다. 


Yellowhead Highway

Yellowhead Highway는 Manitoba Winnipeg에서 B.C Prince Rupert를 잇는 도로다. 이 도로는 1970년에 완공되었고 이후 16번 Highway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리고 이 16번 highway 역시 Trans-Canada Highway에 포함되어 있다. 

↑옅은 붉은 색 라인이 Yellowhead Highway다. 역시 Trans-Canada Highway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출처: Washington Post)


1번 Trans-Canada Highway에 이어 이 16번 도로까지 생기면서 확실히 광역교통망으로 제 역할을 해주게 되었다. 하지만 이 도로는 거의 철도 라인과 동일하게 되어 있다보니 철도의 역할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종종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Highway 401 (Macdonald-Cartier Freeway)

Highway 401은 온타리오 중심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다. 분류가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이 도로는 Expressway 또는 Freeway로 삼기도 한다. 고속도로라는 표현의 영어가 좀 애매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가 Highway라는 표현을 쓰지만 어떤 곳은 Freeway, 또 어떤 곳은 Expressway를 쓰기도 한다. 특히 미국은 Freeway라는 이름을 쓰는 대표적인 나라인데, Expressway보다는 Freeway가 좀더 넓은 범위의 고속도로라 할 수 있으며 Freeway와 진입에 있어 완전 자유롭다면 Expressway는 요금을 받던가 진입에 뭔가 다른 제한이 있거나 이용에 있어 뭔가 다른 기준이 있는 경우에 쓰인다. 

↑ 401번 고속도로의 모습.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도로다 (출처: Wikimedia)


Highway 401은 온타리오주의 남쪽 Windsor에서 토론토공항과 Yonge Street을 지나 킹스턴, 퀘벡까지 연결된다. 1938년 계획이 수립되고 1947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통되어 1968년에 완공되었다. 미국국경과도 연결되어 있고, 퀘벡쪽으로는 Route20도로와 연결된다. 캐나다연방수립에 지대한 공헌을 한 온타리오의 지도자 Macdonald와 퀘벡의 지도자 Cartier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401 Highway의 노선도 (출처: powderedwigsociety.com)


이 401번 고속도로는 Mississauga를 지날 때부터 Collector와 Express Lane으로 나눠진다. Collector는 빠져나갈 수 있는 Exit있는 도로이고 Express는 그렇지 않고 주요 Exit 외에는 그냥 쭉 가는 도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제1중부고속도로가 Collector, 제2중부고속도로가 Express Lane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press Lane과 Collector Lane 구분 표시. 목적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 (출처: asphaltplanet.ca)↑안쪽이 Express Lane, 바깥쪽 진입로가 있는 쪽이 Collector Lane (출처: Gil Meslin)


Queen Elizabeth Way

내가 사는 세인트캐서린을 지나가는 고속도로다. 참고로 여기에서 Queen Elizabeth는 현재 영국 여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 여왕의 어머니 이름을 딴 것이다. 


미국 국경인 Port Erie의 Peace Bridge를 지나면서부터 QEW는 시작이 되고 토론토 초입까지 가며, 그 뒤로 Gardiner Express로 이어진다. 나이아가라 Region에서 토론토까지 이 도로 덕분에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이 도로 역시 1941년 시작되어 1956년에 개통되었으니 참 역사가 오래되었다. 처음 계획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현대식 인터체인지가 도입되고 노선도 더 넓어지는 등 Queen Elizabeth의 이름에 걸맞게 지어졌다. 

↑ QEW 노선도 (출처: Wikipedia)↑QEW의 인터체인지 모습 (출처: 구글맵)


QEW에는 한가지 특이한 정책이 시범 적용되고 있는데, HOV(High Occupancy Vehicle) Lane이다. HOT(High Occupancy Toll) Lane이라고도 하는데, 차선 가장 안쪽 차선에는 이 HOT 허용 차량만 가능하다. HOT permit을 구매한 차량, 버스, 2인 이상 탑승 자동차, 긴급차량, Green Licence 차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HOT Lane의 위치 (출처: 온타리오주정부)


 Oakville의 Trafalgar Road에서 Burlington의 Guelph Line 사이에 적용되고 있으며, HOT Permit은 3개월에 $180이다 (https://www.ontario.ca/page/high-occupancy-toll-hot-lanes). 아직 특별히 굳이 이 노선을 탈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데 Rush Hour 시간에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HOT Lane의 모습 (출처: Wikipedia)↑우리동네 QEW 표시판이다.


407 ETR (Express Toll Route)

캐나다에서 거의 유일한 유료 고속도로일 듯하다.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구글 맵이 가르쳐준 대로 갔다가 이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Toll이라는 표지판은 봤지만 톨게이트가 없어서 무료인가 했던 기억이 난다. 


407 ETR은 407이라는 번호를  Highway다. Burlington에서 시작해서 토론토공항, 토론토 북부지역을 지나 Oshawa까지 이어진다. 2001년에 개통되어 2019년까지 확장공사가 진행되었다. 다른 고속도로들이 아스팔트로 포장되어있는데 반해 이 고속도로는 콘코르트로 포장되어 있다. 

↑ETR 노선. 잘 알아두고 피하자 (출처: Wikipedia)↑ETR 유료도로 표시 (출처: iheartradio.ca)


SNC-Lavalin이라는 석유, 광물, 엔지니어링 등을 다루는 기업에 의해 운영이 된다. 이 회사, 혹시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트루도 총리가 법무장관에게 이 회사 관련 소송을 조용히 넘어가도록 압력을 넣었던 사건의 당사자다. 당시 법무장관이 사임하고 언론이 이 일이 알려지면서 트루도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고 2019년 선거에서도 겨우 제1당을 유지할 수 있었다. SNC-Lavalin은 땅을 99년 동안 리스받아 운영할 권한을 갖고 있어 더욱 논란이 되기도 한다. 

↑SNC관련 트루도 풍자 만화 (출처: Journal de Montreal)↑SNC 몬트리올 본사 (출처: AFP Photo/Julien BESSET)


요금이 우리나라처럼 저렴하지도 않다. 요금은 소형, 대형에 따라 기준이 다르며, 시간대별로도 차이가 있다. 가장 저렴한 시간은 오전10:30에서 오후 2:30, 가장 비싼 시간은 오후3:30에서 3:30에서 오후6시까지다. 또한 4개의 Zone으로 나눠 토론토에 가까운 Zone일수록 요금이 비싸다. 비싼 만큼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매우 빠르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비싼 요금제 때문인지 이 고속도로는 SNC에게 매년 $5억이라는 수익을 주고 있다. 


407 ETR의 요금납부는 100% 무인시스템이다. 도로 위쪽에 차 번호판 인식 센서가 설치되어 있고, 나중에 집으로 청구서가 날아온다. 장기적으로 이 노선을 이용하는 운전자라면 미리 등록하게 할인받아 이용할 수 있다. 

↑ETR의 차번호 인식센서 (출처: Wikipedia)↑ETR 노선 표시판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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