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정치제도 1 - 국왕과 총독, 그리고 총리 Prime Ministry

캐나다에 오기로 한 결정을 너무 급하게 한 것인지 (거의 약 2주만에 결정) 사실 캐나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다보니깐 뉴스를 볼 때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다. 특히, 요즘 뉴스에서는 쥐스탱 트뤼도 Justin Trudeau 총리 (Prime Ministry)에 대한 건설회사 부정 청탁 뉴스로 시끄럽다. 그런데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캐나다의 정치제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뉴스 이해도 쉽지 않다.


일단 총리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캐나다도 범 영국령, 영국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임을 알아야 한다. (영국연방에는 현재 52개 나라가 소속되어 있다)

따라서 호주나 뉴질랜드처럼 캐나다의 국왕 역시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로 되어 있다.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최고의 통수권자는 영국 여왕인 것이다. 


영국 연방에 속해 있는 나라들.. 참 많다 (출처: Wikipedia)



총독 Governor General

그리고 캐나다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부터 영국 여왕이 이 넓은 땅을 직접 다스리기 힘들기 때문에 여왕을 대신할 총독을 내세워 다스리게 했는데, 현재까지도 캐나다나에는 총독 Governor General 이 존재하고 있다. 


총독 Governor General 의 경우, 이렇게 내각불신임이나 의회해산, 그리고 총리 임명 등에 대해서 형식적으로 승인을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가 국가의 형태를 갖기 전인 1870년대 이전에는 총독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었으나 캐나다가 하나의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독립적인 정치형태를 띄기 시작하면서 총독의 역할은 제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1926년에 당시 총독이었던 빙 Byng이 본인의 권한을 강화하고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이 때 총리였던 맥킨지 킹 Mackenzie King이 의회 해산을 요청했으나 빙 총독이 이를 거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은 의회 해산과 함께 선거가 치뤄지고 맥킨지 총리가 이끄는 당이 다시 다수당이 되며 재집권하게 되었는데, 맥킨지 킹 총리를 이를 계기로 총독이 캐나다 정치에 자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밸푸어 선언을 영국 국회에 제출하여 통과시켰다. 


캐나다는 당시에 1차 세계 대전에 영국을 도와 승전하는 등 하나의 국가로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여서 영국 국회도 이를 무산시킬만한 명분이 없었다. 어쨌든 이 선언 이후 총독은 영국에 귀빈이 방문할 경우 이를 맞이하는 역할 정도로 상징적인 위상만 가지게 되었다. 


1950년대 이전까지는 영국 여왕이 영국인 중에서 총독으로 임명했는데, 1950년대 이후부터는 캐나다인 중에서 총독을 선출하고 있는데, 총리가 추천을 하면 영국 여왕이 승인, 임명하는 절차를 따른다. 임기는 5년에 중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현재는 우주비행사 출신인 줄리 파예트가 2017년부터 총독을 맡고 있다. 


↑ 영국 여왕과 함께 하는 총독 (출처: CBC)↑ 총독에게 인사하는 트뤼도 총리 (출처: CBC)



땅이 워낙 넓은 나라이고 하나의 국가가 되기 전에 각각 Province와 Territory가 독립적인 자치권을 갖고 있던 곳이라 지방 자치권도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퀘백의 경우 프랑스를 주 언어로 쓰다보니 하나의 국가로서 독립하려는 노력 (투쟁이라고 해야하나...)도 상당했다. 이런 이유로 각 주 정부에서도 총리 Prime Ministry를 선출한다. 그런데 직함의 이름이 같다 보니 캐나다 총리는 Prime Ministry라고 표현하는 반면에, 주 정부의 총리는 Prime의 프랑스인 표현인 Premiere를 쓰고 있다. 



총리 Prime Ministry

캐나다가 1867년 하나의 국가로서 탄생하며서 총독이 아닌 캐나다인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게 되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은 모두 총리 Prime Ministry (줄여서 PM, 수상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의 정치제도는 대통령제가 아니라 의원내각제를 따르고 있다. 즉 우리나라처럼 국회의원 선거(총선)과 대통령 선거(대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의원에 대한 선거가 이루어지면 최다 다수 의원을 배출한 당이 집권을 하게 되고, 총리 역시 집권당에서 배출하게 된다. 공식적인 임기는 5년이다.



또한 총리는 국가의 행정을 담당할 내각을 구성할 때 당의 의원들을 주로 임명한다. 현재 캐나다의 총리를 맡고 있는 저스틴 트뤼도 역시 총리이기도 하지만 퀘백주의 의원이기도 하다. 의원내각제의 특징 중에 하나가 내각에서 낸 행정입안에 대해서 의회 표결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의회 내에서 다수당의 권한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곧 의회의 내각 해산으로 연결된다. 또한 이 경우, 총리는 의회가 국민들의 의견을 잘못 대표한다고 생각해서 의회를 해산시킬 수 있다. 


결국 이렇게 내각불신임이나 의회 해산은 다시 의원 선거로 이어지고 과반의 의원석을 차지한 당에서 다시 총리를 선출하고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 간혹 과반을 차지한 당이 없을 경우에는 두 개 이상의 당이 서로 힘을 합쳐 연합 정부 (연정)를 꾸리기도 한다. 


이렇게 경우에 따라 언제든지 해산될 수 있기 때문에 임기 5년을 꽉 채우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3년, 4년 정도마다 한번씩 선거를 다시 치른다. 선거가 불특정하게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일을 휴일로 삼지 않고, 그냥 평일에 알아서 투표를 한다. 우리보다 좀더 시간적 여유를 많이 두고 살아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 듯하다. 


↑ 2011년 선거 결과↑ 4년만에 치뤄진 2015년 선거 결과


현재의 총리는 자유당 Liberal Party의 저스틴 트뤼도 (프랑스로 쥐스탱)가 맡고 있다. 거의 항상 보수당 Conservative Party가 의회 다수당을 차지했으나 2015년 선거에서 자유당이 의석을 석권하면서 현재는 자유당 중심으로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트뤼도는 71년생으로 매우 젊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집안이 대대로 정치를 해왔으며, 아버지 역시 총리를 두번이나 역임했었다. 2008년에 정계에 진출해서 2013년에 자유당의 당수가 되었고, 2015년에 선거 승리하여 총리 자리에 올랐다. 2015년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캐나다라는 큰 대국을 이끌게 되었으니 대단한 정치인임에 틀림없다. 


캐나다 역대 가장 젊은 총리 Trudeau (출처: CBC)미Trump의 나이는 73세 (46년생).. 너무 상반된다 (출처: CBC)


사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 여기를 집권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 뉴스에 계속 같은 사람이 나오길래 누군가 찾아봤고... 처음에 PM이라는 역할에 대해서도 그냥 일반 정치인인가보다 했다. 


트뤼도의 총리 선출과 관련해서 그의 이미지에 대한 기사를 본 적 있다.

https://www.huffingtonpost.kr/2015/10/22/story_n_8354052.html



기사에 등장하는 상당히 젊고 역동적이고 유연적인 사고를 지녔으면서도 잘 생긴 인물인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SNC-Lavalin 이슈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어 지지율도 5~10% 가까이 하락했지만 과연 야당에서 현재 트뤼도를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야당에서 이번 이슈에 거의 목숨 걸고 달려드는 지도 모르겠다. 



현재 야당의 당수들.. 즉 잠재적으로 차기 총리가 될 후보자들 역시 참 젊다. 


올해 Trudeau가 48세(71년생), 보수당 대표인 Andrew Scheer와 신민당 대표인 Jagmeet Singh의 나이는 40세 (79년생)


젊음이 느껴지는 캐나다.. 앞으로 누가 선거에서 승리해서 총리가 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들 젊기에 그만큼 더욱 혁신적인 정책을 잘 펼쳐나가리라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도 점점 더 젊은 정치지도자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아닌가.. 우리나라는 너무 보수층이 많아 안되는가..)


트뤼도 총리도 현재의 국내 정치적 이슈나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경제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 나갈지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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